말레이시아에는 대표적인 추수 감사 축제가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난 시간 살펴본 타다우 카마탄(Tadau Kaamatan)이며, 다른 하나는 바로 오늘 살펴볼 가와이 다약(Gawai Dayak)입니다.
1. 가와이 다약이란?
가와이 다약(Gawai Dayak)은 동말레이시아(East Malaysia) 이반(Iban)족의 최대 명절로서 공식적으로는 매년 6월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지만, 이를 축하는 축제는 일주일 이상 또는 한 달 내내 계속됩니다. 사라왁의 원주민들은 신이 사람들에게 가와이 다약을 열도록 지시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신을 숭배하는 믿음에 기반하여 이 축제를 매우 신성하게 여깁니다. 또한 이 행사에 참여하거나 잠깐이라도 축제를 방문하거나 지나친 모든 사람은 그들의 인생에서 신의 축복을 받는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가와이 다약 축제는 매해 신의 축복을 바라는 현지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2. 가와이 다약의 뜻
'가와이(Gawai)'라는 말은 동말레이시아 이반족이 사용하는 말로 '제의(祭儀, ritual festivals)'라는 뜻입니다. '다약(Dayak)'이라는 말은 보르네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원주민을 가리키는 말로 보르네오섬에 사는 원주민을 지칭합니다. 즉, '가와이 다약(Gawai Dayak)'은 '보르네오섬에 사는 원주민의 제사 의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반족의 ‘이반’이라는 말은 ‘바다 원주민’(Sea Dayak)이란 의미인데, 이반족은 사라왁의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는 최대 부족으로 주로 물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던 과거의 생활양식을 잘 지켜오고 있으며, 용맹함을 자랑하는 부족입니다.
3. 가와이 다약의 기원
이반족은 꿈과 가와이 다약을 통해 영적 세계와 교감하는 통로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흔히 줄여서 '가와이'라고 부르는 가와이 다약은의 정식 명칭은 '하리 가와이 다약(Hari Gawai Dayak)'입니다. 여기서 '하리'는 '날'이라는 뜻으로 '명절', '축제'를 의미합니다. 가와이 다약 축제는 1965년부터 사라왁주의 공식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1965년부터 공휴일로 지정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사라왁과 사바는 1963년 영국의 보호령에서 독립한 후 싱가포르 연방에 가입했는데, 2년 뒤인 1965년 싱가포르 연방에서 축출되었고 현재 말레이시아의 한 주로 편입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965년부터 가와이 다약이 공휴일로 지정이 되어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라왁 사람들은 논이나 밭, 자연의 모든 것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한 해 농사지은 곡식들의 추수를 마치고, 다시 돌아올 새로운 농사철의 풍년을 기원하며 가와이 다약을 준비합니다. 이는 한국의 추석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4. 가와이 다약의 주요 행사
1) 미링 의식
사라왁의 이반족은 가와이 다약 축제가 시작되는 6월 1일의 하루 전날인 5월 31일에 모여 선조들에게 무사히 추수를 마쳤음에 감사드리고, 제물을 바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미링(Miring)이라는 의식을 시작합니다. 미링은 보통 저녁 6시경 시작됩니다. 이반족의 신화에 따르면 그들은 창조자를 'Kree Raja Petara' 또는 'Raja Entala' 라고 부르는데, 가와이 다약에서는 이 Petara 신을 위한 음식을 홀수로 준비하고, 쌀로 만든 술 뚜악(Tuak)을 준비합니다. 제의는 인도자가 제의문을 읽으면서 시작되고, 준비한 제물에 이후 수탉의 피를 바르면 공식적인 가와이 축제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12시 자정을 지나 6월 1일이 되면 뚜악을 마시며 “Gaya Guru Gerai Nyamai(장수와 번영을 기원합니다.)”라고 서로에게 외치며 본격적으로 흥겨운 축제를 즐깁니다.
2) 전통 가옥 롱하우스 개방
가와이 다약 축제 기간에는 오픈 하우스 행사도 개최됩니다. 축제 기간에 사라왁을 방문한다면 이반족의 전통 가옥인 롱하우스(long house)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집니다. 롱하우스는 주로 밀림 강변에 기다란 집 모양을 하고 있는데,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해 지상에서 약 1m 높이에 위치합니다. 롱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집 한채가 아니라, 여러 채의 집이 한 지붕을 얹고 나란히 길게 붙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롱하우스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 기둥을 주재료로 하늘색 양철판, 갈색 목재, 붉은색 벽돌 등으로 지어집니다.
3) 미남미녀대회
가와이 다약의 하이라이트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미남미녀대회(Kumang and Keling Gawai)입니다. 이 대회의 참가자들은 각자의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특히 미남미녀대회에서는 어린아이들도 전통의상을 입고 무대를 선보이며, 다채롭고 맛있는 음식들도 더해져 축제의 흥을 끌어올립니다.
4) 라냐이와 빠랑
가와이 다약에는 라냐이(ranyai)라고 부르는 나뭇가지를 마을 중앙에 세워놓고 음식물을 매달아 놓습니다. 라냐이는 이러한 의식에 사용되는 나뭇가지를 일컫는 말로써 여기에는 바나나 나무, 팜나무 등 각종 나무의 가지들을 사용합니다. 전통의상을 입은 이반족들은 그들의 전통 음악에 맞춰 응아잣(Ngajat)이라는 전통춤을 함께 추면서 한 사람씩 라냐이에 매달린 음식을 떼어냅니다. 이렇게 음식을 떼어 낼 때는 전통 검인 빠랑(Parang)을 사용합니다. 이 의식은 라냐이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떼어내 때까지 돌아가면서 진행되며, 가와이 축제는 중앙에 세워졌던 라냐이를 제거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5. 마무리: 가와이 다약의 의의
가와이 다약은 타다우 카마탄과 마찬가지로 동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사바(Sabah)와 사라왁(Sarawak) 지역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에 의해 거행되는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제례 의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매우 인기 있는 유명한 추수 감사제입니다. 가와이 다약은 신에게 감사를 전하는 행사이자, 신과의 교감하는 방식이며, 사회적 결속을 다시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이반족의 자연에 대한 겸손과 깊은 신앙심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